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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엄청났던 출산일기

[긍정이의 출산일기] 유도분만 3일 결국 제왕절개 결정! 수술후 출혈..수혈받다

by 러블리졍졍 2023. 8. 9.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출산하고 한달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결국 제왕절개로 출산한 나는, 일주일 병원 입원하고 조리원 3주마치고, 일주일동안 남편과 둘이 폭풍육아를 하고, 뒤늦게 신청한 이모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들이지만, 이 시간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들이기에 기록으로 남겨두려한다.

그리고 나 또한 수술전과 수술후에 인터넷 검색을 엄청했었기에 궁금한 것들이 있을 예비 산모님들을 위해서라도.

일단, 나는 임신 초기, 중기, 거의 후반까지만 해도 엄청 건강했다.

막달검사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기에 자연분만을 은근히 기대하며 축복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름 유투브 영상도 많이 보고, 힘주는 연습도 했었다는...

그런데 웬걸!

이전 포스팅에도 남겼듯이, 막달쯤부터 발이 엄청 붓기 시작하더니 가슴도 엄청 뛰는게 밤마다 느껴지고, 정기검진 받으러갈때마다 필수코스인 혈압수치가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원래는 평균 110~120 사이였는데, 갑자기 140까지 말이다. 혈압 재주시는 간호사선생님도 너무 높다고 생각했는지 두번씩 혈압을 재고 했었다... 소변검사도 해보니 조금씩 단백뇨가 나온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임신중독증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그렇게 심한 수치는 아니기에 당장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임신중독증 자체가 갑자기 확 안좋아지는 것이기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출산을 하자고 하셨다. 임신중독증의 해결방법은 출산밖에 없다고...!! 그래도 막달에 증상이 발현했으니 다행이지 만약 훨씬 더 전에 임신중독증이 심해졌으면 축복이와 나의 건강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자연분만이 힘든 상황이 아니기에 유도분만을 시도해보고 전혀 진전이 없으면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두둥. 그렇게해서 나는 38주 6일에 입원하기로 결정했고, 아침 9시까지 출산가방을 들고 남편과 함께 입원하러 병원에 갔다. 이때만 해도 빨리 출산해서 축복이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큰 설레임과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입원하는 당일 병원가면서 ^^

병원에 도착해서 일단 태동검사와 기본적인 검사들을 하고 담당 원장님 진료를 보고, 바로 분만실로 입원을 했다. 이것저것 동의서에 싸인을 한 후에. 살면서 수술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던 나는, 만약 이러면 이럴수도 있다는 혹시모를 상황들이 써있는 동의서를 읽을 때부터 약간 떨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무튼, 남편과 함께 분만실로 이동하니 갈아입을 수술복을 주었고, 손에는 본인확인을 하는 팔찌가 채워졌다.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유도분만을 위한 준비가 착착착 진행되었다.

왼팔에는 엄청큰 주사바늘이 꽂혀졌고 (진짜 너무 아팠다...ㅠㅜ) 촉진제가 내 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30분마다 아기 심박수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아가가 안녕한지 확인하는 거였는데, 이건 간호학과 실습학생들이 맡아서 해주었었다. 대학교 4학년이라고 하던데 그 친구들도 실습중이기에 조심스러움이 보였다.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큰 친구들이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직접 하도록 했다. 베드에 누워있는 나에게 선배 간호사쌤이 이것저것 하면서 가르치고 학생들이 내 몸을 만지게 하는 것이 처음엔 조금 불편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래,, 나를 통해서 많이 배우기를.. 이런 마음에 그냥 내 몸을 맡겼다.

그리고 시간텀을 두고 자궁문이 얼마나 열렸는지 확인하는 내진.

간호사쌤이 비닐장갑을 끼고 베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내진 한번 해볼께요~라고 하면 스트레스가 확... ㅠㅜ

게다가 난 혈압도 뛰고있는 상태였기에 혈압도 계속 체크하면서 자궁문이 빨리 열리기를 기다렸다.

태동검사와 내진을 하던 베드.. 퉁퉁 부은 내 발이 보인다

아, 그리고 척추에 마취주사도 맞았다. 이거할때 얼마나 무섭고 힘들던지...

옆으로 누워서 새우처럼 등을 만 상태에서 절대로 움직이면 안된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온몸이 달달달 떨리고 너무 아픈데 움직이면 절대 안된다고 하고... 정신줄을 잡으면서 버티니, 어느새 끝.

그리고 관장도 했다. 진행정도가 엄청 느렸는데 자연분만을 위한 준비는 다 한 듯...

이때부터 아기 심박동 확인, 혈압확인, 내진 이 세가지를 계속 반복하면서 난 이틀을 분만실에서 보냈다...

관장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점점 더 부어가는 내 발을 보면서 무섭기도 했고 다음날까지 기다려도 진행이 크지않을것 같았기에 이틀째 되던날 그냥 제왕절개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담당쌤이 하루 더 지켜보자는 말에 하룻밤을 분만실에서 더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맞이한 분만실에서의 삼일째 되던 날 아침.

이틀 밤을 보냈던 분만실

과연 얼마나 열렸을까. 담당원장쌤의 엄청난 고통의 내진을 해보니, 25%밖에 안열렸다고 하시길래, 바로 수술 결정을 했다. 이대로 계속 기다리다가는 내 발이 터질것 같았다.... 흐아 ㅠㅜ 진짜 이때만 생각하면 ... ㅠㅜ

의료진분들은 바로 수술방을 준비하셨고, 수술을 위한 제모 및 항생제 반응을 진행했다.

간호사쌤이 그냥 면도칼로 슥슥 제모를 해주는데 민망하거나 그런게 하나도 없었던것 같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때문이었겠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난 걸어서 수술방으로 이동했다.

수술대에 누워서 수술을 위한 준비시작. 마취를 먼저 진행했는데 하반신만 마취했기에 정신은 처음엔 깨어있었던것 같다. 가림막으로 하체를 가려놔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엄청 많은 의료진들이 들어와서 뭔가 착착착 하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엔 정신이 멀쩡했었던것 같은데 중간부터는 잠들었었던 것 같다. 뭔가 비몽사몽... 그러다가 갑자기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렸고, 내 얼굴 옆으로 아기를 보여주셨다...

아... 축복아... 안녕? 안녕? 이렇게 얘기를 했던것 같다.

축복이를 만나기 위한 그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눈물이 나올것 같았지만 너무 비몽사몽이었기에..

눈물이 줄줄 흐르지는 않았다 ㅎㅎㅎ

나중에 남편통해서 받은 출생 직후 사진.

사진으로는 커보이지만 정말 쪼끄만 아가다. ^^

수술방에서 담당원장쌤의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수술이 마쳐졌다.

마무리 처치를 하고 입원실로 이동해서 남편과 감격스러운 상봉을 했다. ㅠㅜ

드디어 모든게 다 마쳐졌구나.

이제 회복하는 일만 남았구나 감격스런 마음으로 입원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던 나.

한 두시간쯤 지났을까?

비몽사몽간에 눈을 떠보니, 내 눈 앞에는 간호사가 보였고 굉장히 다급한 표정으로 내 배에 손을 얹고는 내선 전화로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간호사실에 전화를 하는것 같던데 점심시간이어서 그랬는지 아무도 전화를 받지않았던것 같았다. 담당원장쌤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것 같았는데 그마저도 통화가 처음엔 안됐는데 이후에 통화가 되어서 갑자기 많은 의료진들이 내 입원실로 총집합하기 시작했다.

하반신은 마취가 아직 덜깨서 아무런 감각이 없었지만, 정신은 깨어있었기에 뭔가 심상치 않은 비상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담당원장쌤이 부랴부랴 입원실 내 방으로 오셨고, 뭔가 처치를 하는 것 같았으나 잘 안되었는지 분만실로 이동하자고 하셨다. 제왕절개 수술후 꼼짝없이 누워있는 나를 그대로 이불과 함께 번쩍 들어올려 이동식 침대로 옮겼고, 의학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긴급한 장면이 나에게 연출되기 시작했다. 간호사 몇몇이 침대에 붙어서 급하게 옮겨졌고, 나는 다시 분만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거기서부터 진짜 길게 느껴졌던 시간들이 시작되었다...

알고보니, 출혈없이 수술이 잘 마무리 되었는데 수술후 출혈이 발생해서 긴급하게 후처치를 하게된 것이었다.

이것저것 기계들이 막 들어오더니 내 밑으로 볼룬을 넣는다는 말을 하시고는 뭔가 긴급히 처치를 하셨다.

그리고 출혈이 심했기에 수혈도 받아야한다고 해서 급히 혈액을 구해와서 내 몸 속으로 수혈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상황이어서 혈액을 구하는 것도 쉽지않다는 말도 얼핏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다행히 두 팩을 구해서 내 몸에 넣었던 듯... 하... 그 와중에 감사했다...

그 와중에 혈압도 계속 안떨어져서 계속 체크... 160 170대를 계속 왔다갔다....

잠시 외출한 남편을 빨리 부르라고 해서 급하게 남편 호출되고, 담당쌤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어쨌든 현재 상황은 출혈이 심한 상태기에 일단 지혈을 해놓았는데, 만약 지혈이 되지않으면 대학병원으로 옮겨야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하...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얼마전 출산후 출혈이 너무 심해서 사망한 산모의 기사를 본 적이 있던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후처치를 딱 마치자마자 온 몸이 너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나 혹시 정말 죽는거 아닌가..? 순간 무서운 생각도 했었다. 와... 진짜 이렇게 죽을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면서도 안돼..! 우리 축복이랑 남편을 두고 갈순 없어... 아... 만약에 내가 진짜 이렇게 간다면 그래도 축복이를 낳고 가는 것이니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하는 등 이런저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었다.

외출했다가 급히 들어온 남편은 그때부터 쭉 내 곁을 지켜주었다.

내가 너무 달달 떨고, 입술도 퍼렇고, 눈 밑도 허옇게 되어있던 나를 보고 오빠도 얼마나 놀랐을까.

내 곁에 있을때는 담담하게 나한테 계속 잘될거라고, 잘 회복하고 있다고 토닥여주었는데 나중에 다 회복하고 나서 얘기하기를 덜컥 겁이 많이 났다고 했다... ㅠㅜ

무튼 다음날 아침에 지혈이 잘 되어있기를 바라며 그 날밤은 꼴딱 샜던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30분 단위로 혈압체크하고 열체크하고 소변 체크하고 출혈체크하고 계속 간호사들이 들락날락하니 잠이 들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로 밤을 그렇게 꼴딱 새니, 진짜 목이 말랐다...

목이 너무 마르다고 하니, 거즈에 물을 묻혀서 입술에 대라고 갖다주시는데 그게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흑...

뜬눈으로 맞이한 다음날 아침. 해가 비쳐오길래 한컷.

그렇게 뜬눈으로 맞이한 다음날 아침.

의사쌤이 오셨고, 다행히 지혈은 되었다고 입원실로 올라가도 된다고 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유도분만 시도하느라 이틀을 함께했고, 출혈 잡는다고 하루를 더 함께한 간호사분들에게도 그동안 감사한 마음이 너무 커서 입원실로 올라가는데 눈물이 났다는...

휠체어를 타고 실습생의 도움을 받아서 드디어 도착한 입원실.

이렇게 나의 출산 과정은 마무리 되었다.

첫아이 출산을 이렇게 비교적 힘들게 겪다보니, 둘째 계획이 있었던 우리 부부는 서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고 했고 ㅎㅎ이번 시간들을 겪으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더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출산과정을 겪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위대함 또한 많이 느꼈다.

더불어 건강관리도 이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건강하게 오래오래 남편과 우리 딸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도 더 생겼다.

유도분만 이틀과 제왕절개 수술 하루 그리고 후처치 하루였는데, 정말 엄청 긴 시간이 흐른듯한 기분이었다.

무튼, 잘 마무리되어서 이제는 회복하는 일만 남은 상태.

이후 입원실에서와 조리원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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