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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엄청났던 출산일기

[긍정이의 출산일기] 제왕절개후 회복, 입원실에서의 시간들

by 러블리졍졍 2023. 8. 9.

내가 있었던 입원실 모습

우여곡절 끝에 잘 마무리하고 입원실로 오게 된 나.

수술 후 첫날은 정말 너무너무 아파서 한걸음 내딛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많이 걷고, 많이 움직여야 회복도 빠르고 유착도 안된다고 하셔서 죽기살기로 방에서부터 천천히 걷기 연습을 하고, 복도를 많이 걸어다녔다. 이때 정말 뱃속의 장기가 밖으로 왈칵 쏟아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제왕절개한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이거 정상 맞냐고, 진짜 이렇게 아프냐고 거의 울먹이면서 물어볼 정도였다...아이고..ㅎㅎ

오로도 계속 나와서 일반 생리대가 아닌 산모용 패드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것도 처음엔 혼자 차지 못해서 남편이 해줬다는... 이러면서 우린 점점 전우애가 쌓여갔다는...ㅋㅋㅋ

페인부스터를 달아놨었기에 입원실에서도 아직 내 팔에는 많은 것들이 꽂혀있었다...

특히 난 출혈 처치때문인지 왼팔, 오른팔 모두 두꺼운 주사바늘을 꽂아놨었는데 잠깐씩 움직일 때마다 약간 아팠다 ㅠ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 사진을 보면 움찔거린다 ㅠㅜ; 빨리 다 뽑아버리는 날이 오기를 바랬는데 생각보다 빨리 빼게 되었었다. 팔에 있는 주사바늘들을 다 빼니 얼마나 편하던지 ^^

 
 
 
 

출산 후에도 여전히 부어있던 내 발.

이상하다는 생각에 계속 찍어서 비교하곤 했었다.

발에 붙어있는 귀여운 밴드는, 피검사를 해야하는데 양쪽 팔에 주사바늘이 모두 꽂혀있었어서 발에서 피를 뽑아 검사한 흔적. 왼쪽발 먼저 뽑다가 피가 잘 안나와서 오른쪽으로 뽑기 시작.. 그리하여 양발에 밴드.. ㅠㅜ 이땐 진짜 기도하며 버틴것 같다... 으윽...

그리고 여전히 떨어지지 않는 내 혈압. 온도는 올랐다 내렸다 하는데, 혈압은 진짜 계속 떨어지지 않아서 간호사분들이 1시간 단위로 자주 체크했다. ㅠㅜ

입원후 처음으로 먹었던 미음.

그냥 흰죽에 간장이었는데 며칠을 굶다가 먹는 첫 끼니라서 그런지 꽤 맛있었다.

잘먹어야 잘 회복할 수 있다는 마음에 싹싹 다 긁어먹었다.

그리고, 이 날 받은 첫번째 미션! 가스 분출!!!

어찌나 가스가 잘 안나오던지,, 가스가 나와야 미음에서 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침대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꼬며 나름 운동을 하고, 복도도 더 걸어다니면서 가스가 나오기를 엄청 바랬다.

그러다가 수술후 이틀째 되던날 드디어 가스가 뽕!!! 시원하게 나와서 드디어 밥으로 넘어갔다!!

아싸~~!!

 
 
 
 
 
 
 
 
 
 

입원실에서 먹었던 밥. 감개무량해서 사진으로 남겨놨다 ㅋㅋㅋ

맛있는 날도, 맛없는 날도 있었다.

미역국은 산모에게 좋다고 무조건 다 먹으라는 엄마의 전화에 미역국은 무조건 드링킹!!

그러다가 회복중에 갑자기 찾아온 가슴 뭉침.

수술후 삼일째 되던 날, 가슴이 갑자기 딱딱해진것 같아서 간호사쌤에게 이야기했더니 유축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원래 출산후 바로 아가에게 젖을 물리는게 좋은데, 지금은 코로나여서 계속 유축해서 갖다주는 걸로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간호사쌤과 함께 처음으로 유축해봤는데, 진짜 엄청 찔끔 나왔다... 축복아... 이걸로 만족하겠뉘..?

근데 유축을 도와주던 간호사쌤이 가슴이 너무 땅땅해졌다고 마사지를 해야될것 같다고, 병원연계 마사지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주셨다. 가슴이 그때부터 더 단단해지기 시작 ㅠ 너무 아팠다 ㅜㅜ

결국 가슴 마사지를 받았는데, 진짜 엄청 아팠다... 상대적으로 수술부위가 안아파질 정도로 너무 아파서 울면서 마사지를 받았다 ㅠㅜ 진짜 가슴 도려내는줄...

마사지를 받고나니 양이 조금 늘었다. 다행이다...

유축해서 축복이에게 갖다주고 다시 젖병받아오고 이런 시스템... 3시간마다 유축해주어야한다고 해서 알람맞춰놓고 꼬박꼬박 유축해서 갖다주었다. 마치 아기에게 도시락을 갖다주고 오는 기분이었다고 해야할까..?ㅎㅎㅎ

 
 

입원실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바로 신생아 면회시간.

하루에 3번 면회를 할수 있는데, 초반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남편 혼자 보고 왔는데, 내 아이를 내 눈으로 꼭 보겠다는 엄청난 의지를 갖고 운동을 계속 해주니, 자주 보러갈 수 있게 되었었다.

직접 안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잠깐잠깐 아기를 보며 힘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힘들었지만, 축복이 너도 나오느라 고생했구나,, 엄마도 잘 이겨낼테니, 축복이도 쑥쑥 커주렴 하며 면회시간을 놓치지않고 꼬박꼬박 다녀왔었다 ^-^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니, 어느새 퇴원하고 조리원에 들어갈 날이 다가왔다. 두둥!

아! 조리원 들어가기 전전날 밤에는 갑자기 눈물샘이 터져서 4시간 내내 남편 앞에서 울기도 했었다.

호르몬 때문인지 갑자기 그간의 과정들이 계속 생각나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흘렀다. 마음은 괜찮다고 하는데, 눈물은 계속 흐르는... 지금 그렇게 해보라고 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뭔가 무섭기도, 후련하기도, 두렵기도 했던것 같다. 혈압이 계속 안떨어지고 있었고 통증에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있는 상태였어서 내 몸의 모든 이상반응들에 내가 너무 예민했었던 시간이었던 듯..

축복이를 만나기 위한 시간이기에, 지금까지 잘해왔고 잘 견뎌왔다는 남편의 말이 많이 위로가 되었었지만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었다;;

아무튼, 입원실에서의 6박 7일의 시간들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 3주간의 조리원에서의 시간들이 펼쳐진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미 조리원 퇴소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데 조리원에 있을 때 몇개 써놓은 글이 있다.

그 글들에 이어서 조리원 스토리 꾸준히 올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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